박지성, 김연아 등 스포츠 선수들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스타’로 등극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연일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이 가운데 스포츠 경기 외 우승 보너스, 광고, 후원금 등으로 수십억 원대의 비싼 몸값을 받는 그들의 재테크 방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 화려한 생활을 하는 스포츠 스타들이지만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재테크는 그들에게도 큰 관심사다. 국내외 스포츠계에서 ‘승승장구’하며 실력 발휘를 하고 있는 스포츠 스타들의 재테크 실력은 과연 어떨까.
↑↑ 스포츠 선수 중 거의 최초로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해 가장 많은 차익을 남긴 박찬호.
◆부동산 재테크 바람 물꼬 튼 박찬호
스포츠 스타들에게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는 재테크 방법은 바로 부동산, 그 가운데에서도 ‘빌딩’이다. 스포츠 스타 가운데 부동산 재테크 최고 고수는 박찬호다. 박찬호는 스포츠 스타 가운데 가장 먼저 임대업에 뛰어들었다. 가장 비싼 건물을 보유한 사람으로 따지면 이승엽이 단연 첫손에 꼽히지만 ‘투입 대비 산출’이라는 재테크 공식에 따라 가장 많은 차익을 거둔 선수는 박찬호로 전해지고 있다. 박찬호가 2003년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도산대로 부근에 세운 ‘PSG(Park’s Sports Group)’ 빌딩은 메이저리그 100승 기념공 등 박찬호 관련 야구용품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말 그대로 ‘박찬호의 스포츠그룹’이다. 인근에서 ‘박찬호 빌딩’이라고 불리는 이 건물의 시세는 약 200억원으로, 당시 부지 매입과 건축비 등으로 들어간 100억원에서 2배 가까이 올랐다. 임대수입이 한 해 10억원 가까이 되는 것까지 감안하면 재테크 결과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박찬호가 부동산 재테크 성공을 발판으로 이승엽·박지성 등도 성동구 성수동, 경기도 용인시 등 요지에 빌딩을 보유하면서 부동산 재테크에 뛰어들었다. 박지성은 지난 2008년 용인에 250억원을 들여 ‘스타프라자’라는 빌딩을 지었다. 현재 히어로즈의 투수코치로 일하는 정민태도 강남구 신사동에 50억원대 빌딩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미드필더 노정윤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농구선수 서장훈은 서초구 양재동, 추승균은 부산에 각각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 박지성, 김연아도 임대가 가능한 빌딩 위주의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박지성‧김연아, 재테크에 웃고 울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박지성도 재테크 면에서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박지성의 수입은 연봉 360만 파운드(약 64억원)로 광고 수입 20억원 등 세금을 제하면 50억~60억원에 이른다. 해마다 천문학적인 수입을 벌어들이는 박지성은 부친 박성종씨와 우리은행 프라이빗뱅킹(PB) 센터 등을 통해 철저하게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박지성이 중점을 두고 투자하는 자산 역시 부동산이다. 2008년 경기도 용인시에 시가 200억원 상당의 7층 빌딩을 지어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박지성의 한 측근은 “한국인 모두가 부동산에 대한 선호가 큰 만큼 박지성 또한 살 집과 임대가 가능한 빌딩 위주의 재테크에 관심이 크다”면서 “안정적인 자금 운용이 필요해 크게 벌기보다는 잃지 않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성 현재 영국에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는 박성종씨와 매니지먼트사인 JS리미티드가 주로 진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지성의 자산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은행 강남지점의 박승안 부지점장은 고객의 투자 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자산 내역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가 박 선수의 자산을 매우 잘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부지점장은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의 경우 가족이나 친지 등 주변 사람들이 중심을 잡고 안정적으로 돈을 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에 피겨선수 김연아는 뛰어난 운동 실력과는 달리 재테크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김연아는 올 3월 초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상가를 구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김연아는 지난해 9월 포스코건설이 건설한 ‘커낼워크’ 상가 3채를 분양받았다. 김연아가 분양받은 상가는 402동 1층 한 채와 바로 위 2층 두 채로, 총 30억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10억여 원은 은행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커낼워크는 아직까지 텅 비어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수백 개의 상가 가운데 부동산 업체만 몇 곳 들어와 있을 뿐 입주한 상가는 없다”면서 “미분양된 상가도 상당수인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선 김연아의 투자가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의 송도국제도시 건설 계획이 곳곳에서 차질을 빚는 등 고전이 계속되는 탓이다. 또한 김연아가 투자한 대규모 상가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 역시 미분양물이 속출하면서 유동인구 확보에도 어려움이 커 당장의 수익은 전무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일부 부동산 관계자들의 의견이다.